프리즈 런던의 스타 데미안 허스트 신작
프리즈 런던이 10월 15일 막을 내렸습니다. 전 토요일에 다녀왔는데요, 자세한 숫자는 모르겠지만 작년보다 더 많은 관람객이 프리즈를 찾아왔다는 걸 몸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프리즈 런던에 참여한 갤러리는 총 130개로 그 규모가 상당히 컸습니다. 페어를 돌아다니면 유독 기억에 남는 갤러리나 작가 또는 작품이 있을 텐데요, 올해 제 눈을 사로잡은 작품은 바로 영국 미술계의 악동이자 대스타인 데미안 허스트의 신작으로 꽉 채운 가고시안 갤러리였습니다. 물론 저뿐만 아니라 많은 관람객이 멈춰 서서 작품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느라 갤러리가 매우 붐볐습니다.
사실 데미안 허스트를 깊이 좋아해 본 적도, 그의 작품을 짝사랑해 본 적도 없지만 이번 신작은 데미언 허스트의 작품이 맞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작가의 이전 작품과 확연히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었습니다.
세계 최고라 불리는 래리 가고시안의 가고시안 갤러리가 ‘프리즈 런던 20주년을 맞아 특별히 선보이는 데미안 허스트의 신작 <The Secret Gardens Paintings> 시리즈’라고 소개되었습니다.
프리즈 런던 20주년을 맞아 최고의 갤러리가 선보인 아티스트는 오직 데미안 허스 트였다는 게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갤러리 참여 비용이 엄청나게 높은 데다 일 년에 한 번 선보이는 프리즈 런던에서 가고시안이 오직 한 명의 작가를 내세웠다는 건 그만큼 데미안 허스트의 신작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뜻일 것입니다.
가고시안의 예상이 적중했다는 듯이 허스트의 신작 시리즈는 화제성을 만들기에 최고의 작품으로 보였습니다.
Artsy 아트시에 따르면, 프리즈 오프닝 첫 날 가고시안 갤러리는 12점의 허스트 신작을 모두 판매했다고 합니다. 말 그대로 완판을 이뤄냈으니, 갤러리의 노련미와 눈썰미 그리고 허스트의 현대미술계 입지는 그 누구도 의심할 수 없을거 같습니다.
작품 소개
설치미술, 조각, 회화, 프린트 등 매우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현대미술계의 거물인 데미안 허스트가 이번엔 회화로 돌아왔습니다. 그의 작품에서 좀처럼 본 적이 없는 꽃을 주제로 대형 캔버스를 가득 채웠습니다.
관람객은 너나 할 것 없이 곧 쏟아질 듯한 꽃을 보며 작품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됩니다. 오색찬란한 컬러감이 돋보이는 이번 회화는 캔버스에 떨군 물감 덩어리가 꽃잎이 흩날리는 효과는 물론 부조 같은 입체감까지 더해 작품 흡입력을 더욱 상승시켜 주었습니다.
십 수년 전 직접 제작한 회화 작품 이후로 처음 선보이는 회화 작품이라 세간의 관심도 크고 기대도 컸기에 그의 신작은 공개되자마자 여러 평론가들의 쓴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영국 가디언지의 유명 예술 칼럼니스트는 허스트의 신작을 아주 혹평했는데요, 허스트가 회화에 매우 부적격하다고 저격했습니다. 평론가의 입장이 관람객과 같지만은 않은 게 대중문화입니다. 유명 평론가의 평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관람객들은 열광했으니까요.

사실 이번 시리즈는 매우 단순합니다. 하이퍼 리얼리즘과는 너무도 거리가 먼 묘사에, 그렇다고 추상적이지도 않고 기발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습니다. 색감 때문인지, 거침없이 뿌려놓은 덩어리 진 물감이 만들어낸 효과인지, 아름다운 꽃과 식물이 확대되어서인지 이유는 저마다 다르겠지요.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았지만 그렇다고 이 작품이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는지는 의문입니다. 사회적인 메시지도, 개인적인 메시지도 사실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시각적으로 강렬하고 아름다웠습니다.
보는 이에 따라 다 달리 보이고 해석되는 게 예술이니까요.
데미안 허스트는 누구인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는 영국의 현대 미술가로, 상업적이고 논쟁적인 작품으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그는 1965년 6월 7일에 영국 브리스톨에서 태어났으며, 대표적인 영국 현대미술 그룹 (YBA) 창립 멤버 중 한 명입니다. 데미언 허스트는 골드스미스 미대 졸업을 앞두고 졸업전시에 광고 거물이자 아트 컬렉터인 찰스사치에게 방문을 부탁합니다. 정말 당돌하기가 세계 최고인 거 같습니다. 결국 그의 용기가 통했는지, 찰스 사치는 허스트가 보낸 택시를 타고 졸업 전에 옵니다.
당연히 졸업 전은 미술계에 엄청난 이슈를 안겨주었습니다. 허스트는 물론, 그와 같이 졸업 전에 참여한 동기들도 전부 찰스 사치 눈에 들어 사치 컬렉션에 포함되는 영광을 얻게 됩니다.

데미안 허스트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상업적 미술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으며, 그의 작품은 종종 돈과 죽음, 삶과 죽음, 현실과 상상 등의 주제를 다룹니다.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자 찰스사치를 그의 후원자로 만든 작품인 <살아있는 자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육체적 불가능성, 1991>는 죽은 상어를 포름알데히드를 가득 채운 유리 컨테이너에 넣어 전시해 엄청난 논란과 유명세를 동시에 얻게 되었습니다.
허스트의 작품은 현대 예술의 경계를 넘어 상업적 요소와 예술 사업을 결합하는 측면에서도 주목받았습니다. 그는 다양한 미술 형식과 매체를 사용하여 작품을 제작하는데, 많은 작품이 그가 고용한 조수들에 의해 제작되고 공장처럼 운영돼 미술계에서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마치 제프 쿤스나 앤디 워홀을 보는듯한 느낌이 드는 게 자연스러운 거 같습니다.
아무리 혹평과 호평을 넘나들며 아직도 비즈니스와 예술의 경계선 그 어디쯤 있는 작가지만, 그가 현대 미술사에 미친 영향력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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